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ㄹ신비ㅁ/류

[새] 스스로 밥 안차려먹는 아들 독립시키는 방법

by 리을미음 2024. 12. 6.

안녕하세요.

물까마귀 엄마입니다.

수영과 잠수의 명수구요,

물갈퀴는 없지만 깃털이 방수라서

물 속에 있는 먹이를 잘 잡아먹습니다.

 

특히 요즘같은 봄날엔 날도래유충이 별미잖아요.

마침 저기 있네요.

제가 한 번 잡아보겠습니다.

 

성공!

날도래유충 껍데기가 생각보다 딱딱해서

먹기가 좀 까다로운데요,

방법이 있습니다.

이렇게 돌멩이에 찹찹 때려서 껍질을 벗겨먹으면 끝.

노하우죠, 노하우!

 

이렇게 딱딱한 바위 위에 왼쪽으로 챱챱,

오른쪽으로 챱챱!

그럼 껍질이 벗겨지니 그때 먹으면 끝★

 

삐약삐약!

옆에 따라온 아들놈이 자기도 밥달라고 난리네요.

지가 몇 살인데 아직도 저러는지 쯧.

손이 없니, 부리가 없니.

 

그럴 땐 오히려 보란듯이 혼자 먹어줍니다.

바위에 챱챱 쳐서 아들 주는 척, 내 입으로 쏙~!

그럼 약이 바짝 오르겠죠?

 

아! 엄마! 그거 내꺼 아니었냐고!!

나 배고프다고!!!

 

그럴 땐 개무시해주세요.

(그러기엔 삐진 물까마귀 새끼가 너무 귀엽잖아여;ㅁ;)

 

그럼 지가 배고파서 밥 차리러 나옵니다.

어째 저째 날도래유충 한 마릴 잡았네요.

맨날 받아먹다 혼자 먹으려니 잘 안되쥬~

껍질 챱챱 벗기려다 날려버렸쥬~

으이구, 귀여운놈. 처음엔 다 그렇게 실수하는거죠.

그럼 재빨리 달려가서 아들이 놓친 먹이를

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.

껍질은 이렇게 벗기는것이다, 짜샤.

코 앞에서 능숙하게 껍질 벗겨 먹는 물까마귀 엄마ㅋㅋㅋ

아들은 자기 주는 줄 알고 입벌리고 기대했지만...ㅋㅋㅋㅋ

 

삐약!삐약!!

엄마한테 먹이 뺏겨서 잔뜩 화가 난 물까마귀 새끼 ㅋㅋㅋㅋ

ㅋㅋㅋㅋㅋㅋ

분노의 꼬리짓이 너무 귀엽잖아유ㅠㅠ

 

엄마 미워!를 시전하다가 다시 도전!

그리고 보란 듯이 챱챱, 쩝쩝!

드디어 혼자 밥 해먹기 성공!

성공한 물까마귀 새끼의 꼬리짓 좀 보세요ㅋㅋㅋ

너 진짜 귀엽다?ㅋㅋㅋㅋ

 

귀여운 건 한 번 더.

끼욜끼욜! 성공했다>ㅁ<!

분노의 꼬리짓과는 완전 다른 느낌ㅋㅋㅋㅋ

 

입 안에 남은 찌꺼기도 잊지 않고 뱉어주지요

이제 엄마가 해주지 않아도 잘할 것 같군요

 

그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 물까마귀의 안심한 듯한 표정.

그.. 그렇구나.

독립할 날이 다가오자 혼자서 살아갈 수 있게

일부러 냉정하게 가르친거였구나ㅠㅠ

 

어, 엄마!!!!ㅠㅠㅠㅠㅠ

 

가르치면 다 할 수 있는 거니까.

엄마가 다 해주면 자식은 성장하지 않는다규!

다 커서 한심하게 밥 달라고 하는 짓은 이제 그만~★

당신은 성인입니다. 어른이 되세염

 

어쩐지 늠름해보이는 걸?ㅋㅋㅋㅋ

이제 새끼 물까마귀는 독립해 혼자 잘 살 것이다.

아프지말고 잘 살아라.

 

이상!

눈 감을 때 하얀 아이섀도우가 인상적인 엄마 물까마귀를 끝으로

물까마귀 아들 독립시키는 방법 끝!

 

-EBS 다큐프라임 한국의 강2부 그들이 돌아오다-